안녕하세요. 우리동네 남반장입니다.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스쳤습니다.
바닥엔 먼지가 살짝 내려 앉아 있었고,
손끝으로 벽타일을 누르자 묵직하지만 부서지는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타일 너머엔 부서진 석고 공간을 짐작할 수 있었고,
벽타일을 뜯어내는 순간 직감이 맞았습니다.
이제는 손끝으로 벽 너머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듯 싶었습니다.
✅ 시공난이도 : ★★ (타일 크랙 조심)
우선 비포 & 에프터 사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Before
부셔진 타일
After
타일 교체 후 실링 작업까지
주방 벽타일 진단
깨진 모양을 보면
사실 제가 초능력을 쓰는 것 처럼 느껴지겠지만
이것은 단순히 노하우가 축적된 추리입니다.
타일의 크랙모양을 보면 쩍 하고 실금이 간게 아니라
크랙 주변으로 우둘투둘하게 타일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보입니다.
이것은 타일 내부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닥이 튼튼한 타일 크랙
바닥이 튼튼할 경우 타일에 크랙이 가도 위와 같이
타일 주변에 찌끄래기들이 같이 튀어있진 않습니다.
그리고 누르면 파스스스 가루떨어지는 소리가나고
마쉬멜로같이 말랑말랑하게 푹푹 들어가면 석고입니다.
그럼 진단이 나왔습니다.
- 깨진 타일 제거
- 벽체 보강
- 타일 시공
- 마감
진행시켜
벽타일 보수 과정
타일 3장 제거
[공구리벽 + 떠발이 본드 + 석고 1p + 타일 접착제 + 타일 순서로 시공된 현장임]
자, 아까 처음에는 타일 1장이 깨져있었는데
지금 3장을 제거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타일 뜯어보니 웬걸 위에 2장도 깨져있었습니다.
예술적으로 잘 깨진 타일은 갈라진 모양 그대로 잘 붙어있게되면,
육안으로 아무리 들여다봐도 깨진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크랙사이로 습기가 스며들기도 해서 욕실인 경우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생깁니다.
다행히 주방 벽타일이라서 크게 문제는 없었지만
그간 크랙사이로 습기가 들어가서 석고가 부셔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걸 가만히 놔뒀으면 이제 점점 타고 올라가서 타일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왜냐면...
타일 보수 중
석고는 물에 약하거든요.
그리고 화장실은 B급 현장을 가도 방수석고를 씁니다.
(방수석고도 물에 약한 건 마찬가지이지만...)
방수석고를 안 쓰면 일반석고 위에 방수처리라도 합니다.
아파트는 보통 시멘트 떠발이 시공을 많이 하고요.
그러면 습기로 타일이 우르르 깨져나가는 건 드문일인데
지금 주방석고를 까서 보니까 회색 일반 석고였습니다.
일반 석고는 물에 약합니다.
습기를 먹으면 그대로 말라서 다시 붙는게 아니라
물먹은 시멘트 마냥 부서져 녹아내립니다.
타일 보수 후 마감
이렇게 씽크대 하부장 뒤에 시공되는 경우
가구를 드러내고 보면 가구 뒤에는 타일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면 가구뒤로 가려지니까 원가절감을 위해서
타일을 치다가 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다보면.. 주방에서 물도 많이쓰고
습기가 벽뒤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위에 말씀드린대로 석고가 젖어서 타일이 와르르
돈 좀 발라서 인테리어 업체에 맡겨도 보통 1군 건설사도 AS기간이 2년정도이다 보니까 그딴식으로 많이 합니다.
특정 부속품 같은 경우엔 15년까지도 유상으로 해주는데 뭐 중요한건 2년 동안은 별 문제가 없어요.
관련해서 참 할말이 많지만.. 그따위로 지어놔서 저같은 사람이 할 일이 많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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