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뜯는 강아지가 찢어버린 석고벽 중문 수리 교체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남반장입니다.
저는 이 집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중문이랑 벽이랑 난리가 났다고 하는데 뭐 그저 호들갑이 심하시군요 ㅎㅎ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험난한 광경을 목도하였을 땐 굉장히 복잡한 생각들이 온 몸을 휘감았습니다.
기존 세입자가 도대체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했을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박살이 날 수 있을까
이건 강아지 키운집이 아니라 호랑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남반장은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레스기릿.
✅ 시공난이도 : 아몰랑
우선 비포 & 에프터 사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Before

After

중문이 얼마나 부서졌을까?

저는 이집에 당도하고 나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 했습니다.
누군가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 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아마 이 집도 그런 느낌이겠습니다.

어? 중문 레일이 탈락되었구나?
중문 레일을 사서 교체하면 되겠구나
예 그렇게 생각하고 좀 더 자세히 봤습니다.

어~ 여기는 중문레일이 부서진 집이구나~
레일을 고치는 건 뭐 어려운 일은 아니지.
mdf 9t 짜리 사서 재단해가지고 필름싸면 돼~

그렇게 생각하고,
레일은 어차피 안 쓸거니까 해체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뭔가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쎄한 느낌이 들길래 그 쪽을 쳐다봤습니다.


어... 이게 뭐야..
그렇습니다.
여기서 부터 약간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나이 남반장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거룩하게 업무에 착수하기 전에
거룩하게 중문을 먼저 뜯어냈습니다.

중문 뜯어내는거야 뭐 어렵지 않습니다.
들어가지고 살살 달래서 요령껏 끄집어내면 빠집니다.
한가지 팁이라면 들어서 뒤로나가지 말고 앞으로 나가면 힘도 덜 들이고 빠릅니다.

며칠 전에 중증외상센터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거기서는 사람 부서진 팔을 어떻게든 안 자르고 살리려고 하던데
저는 외과의사가 아니니까 파손된 부위는 깔끔하게 절단해버렸습니다.
부서진 정도가 심하여 복구가 불가능하면 고민없이 살아있는 부위만 남기는게 국룰입니다.

몰딩도 살릴 수가 없는 지경이기에 으랴앗!!
하고 전부 다 뜯어버렸습니다.
모질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길입니다.
옛말에 온고지신이라 하였습니다.
옛 것이라고 계승하기엔 강아지에게 험한 꼴을 당한
몰딩은 그저 재활용될 날만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중문을 조금 고쳐볼까?

지금 쫄대를 보수한 부분인데
대략 12t의 mdf 쪼가리가 20mm의 두께로 둘러져 있었습니다.
이걸 현장에서 켜서 대보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안되겠습니다.
필름 마감할 수 있는 각이 안 보입니다.

아까 부서져있던 레일의 일부분을 재단해서 필름을 감아서 붙여보았습니다.
레일은 마감할 수 있는 각이 보였습니다.
이어지는 이음매(쪼인) 부분만 다듬어서 전체 필름을 감싸면 될 것 이라는 각이 나왔습니다.

문이 들어가서 닫기기 위해 잡아주는 쫄대가 양쪽에 있습니다.
이 쫄대에서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살리고
걷어낼 부분은 걷어내고 새로운 쫄대를 이식했습니다.
이후 퍼티를 이용해서 면을 깔끔하게 마감을 했습니다.


아.. 그런데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프레임은 고칠 수가 있는데 중문도 파손된 상황이었습니다.
중문은 퍼티로 면을 잡을 수 있는 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술의 혼을 불태워서 아름답게 발라본다고 해도
문을 여닫을 때 가장 많이 부딛히는 면인데
와중에 꺽이는 코너면을 보수하게 된다면,
보수에 보수에 보수를 하게되는
무한보수의 굴레에 빠지게 됩니다.
여태 보수했던 것은 아쉽지만 빠르게 결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과 프레임 모두 새것으로 주문하여 달기로 했습니다.
자주 거래했던 업체 3곳중에 1곳이 기간이 가장 빨라서 그곳에서 맞췄습니다.
벽은 얼마나 부서졌을까?






벽을 살펴보고 아득해졌습니다.
역시 호랑이가 맞았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뭐 얼타고 있어봤자 누가 벽을 수리해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차근히 A, B, C 급을 나눠서
현재 고칠 수 있는 부위는 C
퍼티와 밑작업이 필요한 부위는 B
다시 뜯어내고 교체해야하는 부위는 A
분류를 해놓고, 오늘은 밑작업만 하고 중문시공하러 올 때 추가로 보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다음 세입자가 들어올 때 까지는 기간이 한달정도 남아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귀엽습니다.

퍼티를 이렇게 떠서

이렇게 퍼티를 발라서 면을 고르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러면 이제 뒤에 도배사장님께서 오셔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이게 공정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뒷 공정에 페인트가 들어오는지, 도배가 들어오는지,
타일을 덮는지..
어떻게 마감을 해줘야 뒷사람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마감을 해줘야 되는지
이런 공정간에 넘겨주는 센스는 인테리어 현장을 경험해보지 않은 어중이 떠중이 대표님들은 잘 모릅니다.
마감 똑바로 안해놔서 도배사장이 와서 한 마디하면
소비자들이 부랴부랴 집수리 업체에 전화합니다.
마감 지어달라고 전화하면 이제 잠수 엔딩.
그러면 이제 저같은 사람이 와서 수습해드리고..


이렇게 얇게 겉에 면만 살짝 벗겨진건 퍼티만 먹이면 됩니다.
뒤에 도배가 오든, 페인트가 오든 상관없습니다.
퍼티만 먹여두면 네바리를 치든, 퍼티를 한 번 더 치든 다 해결됩니다.



이런 애들은 이제 홈이 작은 부위가 파여있거나 해서
B급으로 분류한 부위들 입니다.
폼을 쏴서 굳히고 퍼티를 2차 발라서 수습이 되는 정도의 부위까지만 B급으로 분류했습니다.

메꿀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은 이 정도 구멍입니다.
범위가 너무 크다면 폼을 쏘지말고 그냥 오려내고
석고를 다시 붙이는게 맞습니다.
면이 큰 데 폼쏴서 퍼티바르면 시간도 많이걸리고
내구성이나 단열성이나 화재위험도가 형편없어집니다.


폼을 쏘는 것도 기술이 있습니다.
힘조절을 해서 최대한 공기구멍없이 잘 메꿔지도록 쏴야
나중에 퍼티할 때도 면이 잘 잡힙니다.
단열도 겸사겸사 잘 되어 우풍이 덜 들 것 입니다.


얘네는 A급으로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석고 2p인것을 확인하고 B급으로 처리한 부위입니다.
이게 센스입니다.
자화자찬이 넘쳐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면을 잡아두면 뒤에 퍼티를 먹이기가 쉽습니다.
발톱으로 할퀴든, 이빨로 물어뜯든
A, B, C 나눠서 알맞은 대처만 해주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B급이 모인 군상입니다.
그래서 A급으로 분류했습니다.
저걸 하나 하나 폼쏴서 덧방치느니
차라리 A급으로 분류해서 통으로 갈아버리는게 빠르고 튼튼합니다.

석고 보수를 할 면은 네모낳게 도려내고
퍼티를 먹일 면은 폼을 쏴서 굳힙니다.
어? 그냥 석고 통째로 뜯어서 갈면되는거아니야?
하실 수도 있는데 석고 2p는 본드 발라져 있어서
무리해서 뜯으면 1p까지 박살납니다.
집수리하러 와서 더 부수면 집수리 업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군데군데 많이도 부셔놔서 혼돈의 카오스가 만들어졌는데
이번 현장 사진은 여기서 끝입니다.
왜냐면 중문이 안왔거든요.
다음편에 중문 달고, 석고 보수한 것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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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카톡이나 문자로 남겨주시면,
확인 후 답신 드리겠습니다.